케이블을 하나 새로 사려다 보면 포장 앞면의 숫자에 먼저 눈이 간다. ‘240W’라면 노트북 충전도 넉넉할 것 같고, 왠지 파일도 빨리 옮겨줄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기대가 빗나갈 수 있다. 충전 전력과 데이터 전송 속도는 같은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

최근 전자신문은 벨킨의 모바일 액세서리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240W USB-C 케이블과 10Gbps USB-C 허브를 함께 다뤘다. 같은 USB-C 주변기기라도 하나는 전력, 다른 하나는 데이터 속도를 내세운 셈이다. 케이블을 고를 때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바로 여기다.

240W는 ‘얼마나 충전할 수 있나’에 관한 숫자

USB Power Delivery 3.1은 최대 240W까지 전력을 다룬다. 다만 케이블에 240W라고 적혔다고 연결한 기기가 무조건 240W로 충전되는 것은 아니다. 충전기, 케이블, 기기가 함께 지원하는 조건 안에서 실제 충전 전력이 정해진다. 휴대폰 충전에만 쓸 거라면 240W라는 가장 큰 숫자 하나가 구매 기준이 될 필요는 없다.

데이터 속도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애플이 판매하는 240W USB-C 충전 케이블의 제품 설명에는 데이터 전송이 USB 2 속도라고 명시돼 있다. 벨킨 지원 문서에서도 240W 충전 케이블의 데이터 속도를 480Mbps로 안내한다. 둘 다 ‘240W’와 ‘빠른 파일 전송’이 같은 뜻이 아니라는 좋은 사례다.

USB-C 케이블과 외장 저장장치를 나란히 놓은 설명용 이미지
AI로 제작한 설명용 이미지. 특정 제품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한 사진은 아닙니다.

외장 SSD를 연결한다면, 다른 표기를 찾아야 한다

외장 SSD로 큰 파일을 자주 옮긴다면 케이블의 데이터 전송 규격과 속도 표기를 먼저 보자. USB-IF는 인증된 USB-C 케이블에 전력 용량과 데이터 속도를 구분해 표시하는 로고 체계를 운영한다. 인증 로고가 보인다면 60W 또는 240W처럼 충전 쪽 숫자와 5Gbps, 10Gbps, 20Gbps처럼 데이터 쪽 숫자를 각각 읽으면 된다. 단, 모든 시판 케이블에 그 로고가 붙는다는 뜻은 아니다.

속도가 표시된 케이블을 샀더라도 SSD, 컴퓨터 포트, 허브 중 느린 쪽이 실제 전송의 한계가 된다. 그래서 케이블을 바꾸기 전에 지금 연결한 포트와 저장장치의 사양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책상 위 케이블만 바꿨는데 체감이 없었다면, 케이블 밖에서 병목이 생겼을 수도 있다.

내 용도에 맞춰 한 줄로 정리하면

01휴대폰·태블릿 충전 위주라면 기기와 충전기 요구 전력을 먼저 확인하고, 그 전력을 지원하는 케이블을 고른다.
02고출력 노트북 충전이 필요하다면 충전기·기기의 지원 전력과 케이블의 전력 표기를 함께 확인한다.
03외장 SSD 파일 전송이 중요하다면 W 숫자만 보지 말고 케이블의 Gbps 표기와 양쪽 포트 규격을 확인한다.

결국 포장에 가장 크게 적힌 숫자가 내 작업에 필요한 숫자일지는 따로 생각해야 한다. 충전이 목적이면 W를, 파일 이동이 목적이면 Gbps를 먼저 보는 것. USB-C 케이블 쇼핑에서 시간을 아끼는 가장 간단한 출발점이다.

자료와 이미지

확인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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